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

권력의 장기판 위에 놓인 장희빈과 인현왕후 숙종 시기의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갈등은 수많은 드라마에서 사랑과 질투, 감정의 전쟁처럼 묘사되어 왔다. 후궁이 중전을 몰아내고 다시 몰락하는 극적인 서사는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실제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 갈등은 개인 간의 감정 싸움이 아니라 조선 후기 정치 구조가 만들어낸 권력 투쟁이었다. 장희빈과 인현왕후는 서로를 적으로 삼아 싸운 인물이기보다, 서인과 남인이라는 거대한 당파 싸움 속에서 이용된 상징적 존재였으며, 그 중심에는 왕권을 강화하려는 숙종의 치밀한 정치 전략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글은 사랑의 경쟁으로 소비되어 온 이 갈등을 정치 구조의 시선에서 다시 해석하고, 왜 두 여인이 권력 싸움의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살펴본다. 1. 사랑의 전쟁으로 소비된 이야기, 실제는.. 2026. 1. 13.
조선 궁중 내부의 거룩한 의전과 규칙으로 생기는 왕권 성경에서 ‘거룩하다’라는 말은 흔히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로만 이해되지만, 원래의 의미는 훨씬 넓고 깊다. ‘거룩함’은 다른 것과 철저히 구별되어 있다는 뜻이며, 그 구별은 곧 권위를 만들어낸다. 조선 궁중도 이러한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왕을 백성과 귀족, 심지어 신하들과도 철저히 구별된 존재로 만들기 위해 까다롭고 정밀한 궁중 의전을 구축했다. 왕이 어떤 시간에 일어나는지, 어디로 걸어가는지, 어떤 방향을 바라보는지, 어떤 자세로 앉는지, 심지어 신하들이 어떤 말투로 보고하는지까지 세세한 규칙이 존재했다. 이 규칙들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곧 ‘왕권’ 그 자체를 상징하는 권위의 체계였다. 철저히 구별된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절대적 권위를 가짐으로써 조선의 왕권이 만들어졌다. 1. 성경의 ‘.. 2026.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