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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간 회복탄력성 요인 비교 탄력성 개념과 문화적 맥락의 중요성탄력성(resilience)은 인간이 스트레스, 위기, 트라우마와 같은 역경을 경험한 뒤에도 다시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과거에는 주로 개인 내적 자질로 이해되었지만, 최근 연구들은 탄력성을 단순히 개인적 특성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적 관계, 문화적 가치, 제도적 구조와 같은 넓은 맥락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즉, 탄력성은 보편적인 심리적 기제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구성된 역동적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서구 사회에서 탄력성은 흔히 개인주의적 성향과 맞닿아 있다. 개인의 자기 효능감, 문제 해결 능력, 독립성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집단주의적 문화를 가진 사회에서는 가족이나 공동체의 지지, 관계망의 안정성, 전.. 2025. 9. 30.
디지털 치료 기기의 수용도와 윤리적 쟁점 디지털 치료 기기의 등장과 수용도 변화최근 의료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 중 하나는 **디지털 치료 기기(digital therapeutics, DTx)**의 확산이다. 과거 치료라고 하면 약물이나 수술 같은 전통적 방식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앱, 가상현실,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이 치료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불면증 환자에게 인지행동치료를 제공하는 앱, 중독 환자를 위한 가상현실 노출 치료 기기, 또는 당뇨 관리와 같은 만성질환을 돕는 디지털 프로그램이 실제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 기기의 등장은 환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첫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줄인다. 병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집에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둘째.. 2025. 9. 30.
에피쿠로스 학파 철학의 심리학적 통찰 쾌락과 고통의 심리학적 이해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쾌락과 고통에 대한 해석이다. 흔히 에피쿠로스주의를 단순히 ‘쾌락주의’로 오해하기 쉽지만, 이들이 말한 쾌락은 순간적 향락이나 감각적 쾌락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신적 평온과 고통의 부재, 즉 아타락시아(ataraxia)와 아폰이아(aponia)라는 상태가 진정한 쾌락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흥미로운 통찰이다. 현대 심리학에서도 쾌락에는 단순한 쾌감적 요소와 더불어 안정감, 삶의 만족감 같은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차원이 있다고 본다. 에피쿠로스 학파가 강조한 쾌락은 후자의 차원, 곧 지속적 행복과 관련이 깊다. 인간은 끊임없이 욕구를 추구하지만, 충족되지 않는 욕망은 새로운 결핍을 낳.. 2025. 9. 29.
공감 피로가 개인, 사회에 끼치는 영향 공감의 힘과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부담공감은 인간 관계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능력이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고통에 반응하는 능력은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힘이 된다. 그러나 공감은 항상 긍정적이고 무제한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개인의 심리적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정서적 소진을 불러온다. 이를 흔히 **공감 피로(compassion fatigue)**라고 부른다. 공감 피로는 특히 타인의 고통과 고난을 반복적으로 접하는 직업군에서 많이 발생한다. 의료인, 상담가, 사회복지사, 교사, 기자, 심지어 활동가와 같은 사람들은 매일 타인의 상처와 절망을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연민과 도움의 의지가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무기력과 냉.. 2025. 9. 29.
환경 재난 경험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환경 재난의 충격과 무의식에 새겨지는 흔적환경 재난은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흔든다. 지진, 홍수, 산불, 태풍, 방사능 유출과 같은 사건들은 단순히 물리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심리적·정신적 세계를 깊이 파고든다. 눈앞에서 집이 무너지고, 가족이나 이웃을 잃는 경험은 인간의 무의식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재난 당시에는 공포와 혼란이 지배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반복적으로 되살아난다는 점이다. 실제 많은 연구에서 환경 재난 경험자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장기적으로 겪는 경우가 보고되었다. 갑작스러운 소리나 특정한 기후 현상만으로도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극심한 불안을 느낀다. 이는 단순히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무의식에 각인된 공포.. 2025. 9. 29.
정보 왜곡과 허위정보 감지 정보 왜곡의 심리와 사회적 배경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열면 뉴스, SNS, 유튜브, 블로그 등 수많은 채널에서 각양각색의 정보가 쏟아진다. 하지만 이 정보들이 모두 사실에 기반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왜곡되거나, 잘못된 맥락 속에서 전파되며, 심지어 허위로 꾸며져 유통되기도 한다.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이 항상 냉정하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인간의 무의식과 심리적 편향은 정보 왜곡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깊이 관여한다. 예를 들어, 확증 편향은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 선호하게 만든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보수 성향 언론과 진보 성향 언론이 전혀 다르게 보도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쪽의 정보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사실.. 2025. 9. 28.